조직문화 담당자가 개발조직에 뛰어든 이야기

전경아

안녕하세요. 저는 데브시스터즈 진저랩 테크컬처셀에서 일하고 있는 전경아입니다. 평범한 인사담당자였던 저는 2021년부터 테크 컬처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테크 컬처 매니저가 무엇인지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테크 컬처 매니저는 무엇인가요?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 있는 직업을 가진 분이라 생각하는데요, 혹시 조직문화 담당자가 개발조직 소속인 걸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은 IT기업을 중심으로 DevRel(Developer Relations)이라는 직무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직무였습니다. 저 역시도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인사팀, 경영지원, 경영관리, HR 등의 이름이 붙여진 조직에서 인사 업무를 해왔었고, 직접 개발조직 소속으로 그리고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의하는 곳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테크 컬처 매니저를 ‘개발 조직에 특화된 문화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만의 뛰어난 기술 수준을 내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조직에 가장 알맞은 조직문화를 기획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직무에 ‘테크'가 들어간다고 해서 기술적인 부분을 굉장히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기술적인 요청을 직접 처리하거나, 점검이나 장애 대응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동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아야 현재 어떤 고충이 있고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제가 오늘 새로 들은 용어는 DLQ(Dead Letter Queue)인데요, 이것이 무슨 원리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몰라도 괜찮습니다. 단지 이런 이슈를 어떤 분들이 대응한 지 기억해 두었다가 ‘그거 잘 해결하셨나요?’하고 한마디 붙여볼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겠죠.

테크 컬처 매니저는 어떤 일을 하나요?

먼저 데브시스터즈 진저랩을 소개해 드리자면, 데브시스터즈의 모든 게임과 제품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여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도록, 데이터/QA/인프라/웹/플랫폼 등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탄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조직입니다.

테크 컬처 매니저는 이런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지내며 문화와 관련된 문제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조성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피드백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행동강령을 만드는 일 등 건강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일하고 있습니다. 또한 ‘테크’ 컬처 매니저다 보니, 회사의 개발문화도 함께 가꿔나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조직에 있는 조직문화 담당자보다 구성원들을 더 가까이에서 만나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 직무를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기 때문에, 아직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저에게 의미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 설문지

첫 출근 날, 코로나로 인해 사무실이 휑했지만, 화상으로 다들 반겨주셨던 점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CTO인 그룹장님이 각 셀이 하는 일과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간단히 알려주셨는데 ‘지금 들으셔도 잘 기억 안 날 수 있는데 다음에 궁금하시면 또 물어보세요.' 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개발조직에서 어쩌면 기본적인 부분(클라이언트와 서버 동작 원리 등)인데도, 모르는 것이 생길 때마다 여쭤보면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물론, 지금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옆 동료나 그룹장님께 물어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건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 조성된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거나 부족한 점을 보일 때 무시당하거나, 불이익 또는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이를 통해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거나, 실수를 통해 배운 점을 공유하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심리적 안전감이 잘 조성된 편이라고 느끼지만, 모두에게 계속해서 잘 작동하고 있는지 설문을 통해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1. 분기별로 설문을 진행합니다.
  2. 설문지 답변을 보고 특이사항이 있는 분들은 따로 1on1(1대1 면담) 일정을 잡습니다.
  3. 요즘 어떤 것이 몰입을 방해하거나 어려움을 주는지 물어봅니다.
  4.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룹장, HR 조직, 심리상담가 등 적절한 사람과 연결해 줍니다.
  5.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이 설문과 후속 면담을 통해 퇴사위험을 미리 발견하고 방지한 사례도 있어서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진행해 보시면 조직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구성원들이 설문지에 솔직하게 답변하거나 1대1 면담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도록 사전에 신뢰를 잘 구축해 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 시간을 마련하여 조직에 새로 합류한 분들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저희 조직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독특하고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행동강령

개인의 노력이 모여 조직의 문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조직에서 문화를 먼저 조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다른 회사나 컨퍼런스에서도 사용하는 행동강령입니다. 제가 입사할 때 가장 큰 미션으로 생각하던 일이기도 한데요, 행동강령이란 우리가 믿는 방향으로 말하고 행동하자는 약속입니다. 이를 통해 잘 몰라서 실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동료에게 적절히 개입할 수 있습니다.

진저랩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에 앞서, 데브시스터즈의 문화와 정렬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데브시스터즈의 조직문화를 살펴보았습니다. ‘정보의 공유’, ‘역할 기반 조직 문화’,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스스로 책임을 다하는 문화’, ‘용기 있는 소통을 통한 탁월한 문제 해결’, ‘신뢰와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있습니다.

데브시스터즈의 조직 문화
데브시스터즈의 조직 문화

그다음, 진저랩 문화 가꾸기에 관심 있는 구성원들과 데브시스터즈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행동강령 TF(Task Force)를 만들었습니다. TF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가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나열한 다음 치열한 토론 끝에 행동강령을 완성하였고, 구성원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각각 현실적인 예시도 추가하였습니다.

02 team code of conduct
진저랩 행동강령의 일부

초기 버전을 만드는데 10여 명이 모여 많은 시간을 썼는데요, 모두의 노력으로 어렵게 만든 만큼 한번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 맞게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나가고 있습니다.

행동강령의 존재는 기존 구성원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조직에 새롭게 합류한 신규입사자분들께도 진저랩의 분위기와 일하는 방법 등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입사 후 가장 먼저 읽어보길 권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더욱 빠르게 우리의 문화와 정렬을 맞추고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기술 블로그 프로모션 이벤트

위 두 가지가 제가 소속되어 있는 진저랩의 문화를 위한 일감이라면, 이번엔 데브시스터즈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발 문화 관련 일감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를 멋지게 해결해 왔는지 글을 통해 외부에 널리 알리고, 잠재적 지원자들에게 매력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술 블로그를 활성화해 보고자 하였는데요, 이를 위해 기술 블로그 원고 투고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기술 블로그 원고 투고 행사
기술 블로그 원고 투고 행사

라이브 서비스, 신작 개발 등 업무를 진행하느라 바빠서 글 쓸 시간이 부족한 구성원들의 부담을 줄여드리고자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고민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여러 유관부서와 협업하여 행사를 워케이션 형태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잠시 일에서 떠나 그동안 해결했던 문제나 기존에 관심 있었던 분야를 잠자고 있던 글솜씨로 마음껏 풀어내고, 서로의 글을 검수하고, 글쓰기 노하우도 전수하며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이벤트에 참여한 글들은 총 9편으로, 기술 블로그 뒤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도 데브시스터즈에 있었던 다양한 경험을 담은 글이 올라오고 있으니, 꾸준히 방문하셔서 둘러보시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월간 직군 모임

데브시스터즈에는 월간 서버, 월간 데이터, 웹 직군의 밤 등 월 단위로 진행하는 직군 모임이 존재합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각각 서버, 데이터, 웹 관련 업무를 하며 마주했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나 컨퍼런스 방문기 등을 세미나 형식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직군별로 지식 공유라는 필요를 느끼고 자율적으로 구성된 직군 모임이지만, 참석하시는 분들께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고 우리의 개발 문화 활성화를 위해 테크 컬처 매니저도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며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직군 모임 진행을 도와드리기도 하고, 참석을 못 하신 분들을 위해 녹화를 하거나, 피드백을 수집하여 더 나은 모임으로 발전시키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

월간 서버 세미나 리스트
월간 서버 세미나 리스트

또한, 간혹 연사가 없을 때 주변 동료들을 열심히 찌르며 발표를 독려하기도 하고, 발표하신 동료들에게 드릴 선물도 준비하고 나눠드리며 우리의 지식이 더 잘 공유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팀과의 교류 시간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모든 팀이 함께 어우러져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시간도 준비 중입니다.

Scala 개발자 MEET-UP

데브시스터즈 전체뿐만 아니라 개발팀과 함께 개발 커뮤니티를 위한 업무도 진행했습니다. 쿠키런: 킹덤의 서버는 Scala(이하 스칼라)로 개발하고 있는데요, 그중 한 개발자분께서 제안해 주셔서 스칼라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쿠키런: 킹덤의 멋진 기술력을 홍보하고자 스칼라 개발자 밋업을 개최하였습니다.

쿠키런: 킹덤 서버 개발자 총 3분을 연사로 모셔서 아래와 같은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 쿠키런 킹덤이 Spark를 쓰는 조금 특별한 방법 - Event Sourcing Architecture에서 데이터 추출하기
  • Migration to ZIO 2
  • 순수히 아름다운 쿠키런 킹덤 도메인 로직

스칼라 커뮤니티에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진저랩 테크니컬라이팅셀의 도움으로 행사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으며(coo.kie.run/scala-meetup; 깨알 정보-진저랩 인프라셀에서 만든 url 단축 내부 서비스 ‘쇼트닝’을 이용하였습니다.) 행사에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임팩트그룹의 도움을 받아서 많은 분이 귀여워해 주셨던 스티커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혹시 모를 실수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행동강령을 만들어 게시하였습니다. 다행히 참석하신 분들 모두 행동강령을 공감해 주시고 잘 따라주셔서 특별히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하여 저녁 식사와 함께 참석자들이 각자 다채로운 스칼라 사용 경험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렸습니다.

데브시스터즈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은 부서의 동료들과 협업하며 준비한 행사인 동시에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행사다 보니 준비 과정에서 걱정이 많았는데요, 많은 분과 힘을 합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데브시스터즈에는 회고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어서 행사 다음 날 진행자들이 모여 회고를 하였고, 잘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도출하여 문서로 정리하여 내부에 공유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스칼라를 비롯하여 다양한 테크 밋업을 개최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음에 방문하셔서 다양한 경험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스칼라 밋업 현장
스칼라 밋업 현장

마치며

테크 컬처 매니저가 진행하고 있는 몇 가지 일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외에 우리의 좋은 문화나 일하는 방법을 글로 남겨서, 기존 구성원이 퇴사하거나 새로운 분들이 입사해도 계속해서 진저랩의 문화와 구성원의 정렬을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들의 업무 몰입을 높이고,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며 하나씩 실행해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 지식 공유 활동도 강화하여 우리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06 tech manager todo list
테크컬처셀 일감 중 일부

글을 다 읽으신 지금, ‘개발조직에서 일하는 조직문화 담당자’가 있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그들의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도 테크 컬처 매니저를 모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혹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테크 컬처 매니저에 있는 조직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데브시스터즈와 진저랩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직무나 조직문화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거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tech_culture@devsisters.com로 언제든 연락해 주시길 바라며, 다음에 또 흥미로운 조직문화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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